보스턴이 미국프로농구(NBA) 최다 우승 단독 1위 팀 타이틀을 되찾았습니다.
보스턴은 17일(현지시간) 안방 TD 가든에서 열린 2023~2024 NBA 파이널(7전 4승제) 5차전에서 댈러스를 106-88로 물리쳤습니다.
보스턴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하면서 통산 1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보스턴이 NBA 정상을 차지한 건 2007~2008시즌 이후 16년 만입니다.
보스턴은 2008년 역시 6월 17일에 역시 TD 가든에서 팀 역사상 17번째 우승 기록을 남겼습니다.
당시 파이널 패배팀이자 이 부문 2위 LA 레이커스에 세 번 앞선 단독 1위 기록이었습니다.
그러나 보스턴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는 동안 레이커스가 세 번 우승하면서 2019~2020시즌 이후 두 팀이 공동 1위가 됐습니다.
보스턴은 2021~2022시즌에도 파이널까지 올랐지만 골든스테이트에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파이널 최우수선수(MVP)가 받는 빌 러셀 트로피는 제일런 브라운(28)에게 돌아갔습니다.
보스턴 레전드 빌 러셀(1934~2002)의 이름을 이 트로피에 처음 붙인 2008~2009시즌 이후 보스턴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건 브라운이 처음입니다.
파이널 다섯 경기에서 평균 20.8득점, 5.4리바운드, 5.0도움을 기록한 브라운은 "내 형제인 제이슨 테이텀(26)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31득점, 9리바운드, 11도움을 기록한 테이텀은 "온 세상을 얻은 것 같다. 오래 걸린 만큼 정말 기쁘다"고 했습니다.
브라운은 2016~2017, 테이텀은 2017~2018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보스턴이 각각 전체 3순위로 선택한 선수입니다.
이 지명권 두 장은 직전 우승 멤버였던 케빈 가넷(48)과 폴 피어스(47)를 2013년 7월 12일 브루클린으로 보내는 대가로 받아온 것.
그러니까 두 선수를 지명한 게 '최다 우승팀 타이틀 되찾기 프로젝트' 시발점이었던 셈입니다.
두 선수 모두 보스턴이 기대했던 대로 A급으로 성장했지만 원하는 만큼 결과가 빨리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파이널 5차전은 두 선수가 함께 뛴 107번째 플레이오프 경기였습니다.
NBA 역사상 우승 트로피 하나도 없이 플레이오프 경기를 이렇게 많이 소화한 콤비는 없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이 조합으로는 우승 못한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리게 마련.
브라운-테이텀 콤비는 이번 우승으로 이 의심을 드디어 지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렇다고 올 시즌 보스턴이 브라운과 테이텀에게만 의존하는 팀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프런트 오피스에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에 걸쳐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주전으로 뛰면서 팀 우승을 도왔습니다.
즈루 할러데이(34)와 데릭 화이트(30)는 농구에서 코트 최후방에 자리 잡는 포지션 이름이 '가드(guard)'인 이유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NBA 대표 '유리 몸'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9)도 '꼭 필요할 때는 건강해주면 된다'는 관점으로 보면 평균 점수 정도는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알 호포드(38)가 있었습니다.
포르징기스 영입과 함께 식스맨으로 물러난 호포드는 이번 시즌 필드골 성공률 51.1%, 3점슛 성공률 41.9%, 자유투 성공률 86.7%로 50-40-90 클럽급 효율을 자랑했습니다.
호포드는 파이널 5경기에서도 3점슛 17개를 시도해 8개(47.1%)를 성공시키면서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습니다.
파이널 5차전이 호포드에게 186번째 플레이오프 경기였는데 이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많이 뛰고도 우승해 보지 못한 선수는 193경기 출전 기록을 남긴 칼 말론(61) 한 명뿐이었습니다.
물론 '미치광이' 조 마줄라(36) 감독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마줄라 감독은 전임(前任) 이메 우도카(47) 감독이 '어른들 사정'으로 사령탑에서 쫓겨난 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임시 감독으로 보스턴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올 시즌 보스턴 정식 사령탑이 된 마줄라 감독은 5년 전만 해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2부 리그 팀 페어몬트주립대를 이끌었던 '무명' 지도자였습니다.
마줄라 감독은 수비 지향적인 전임 감독 밑에서 코치로 NBA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팀 운영 스타일은 정반대였습니다.
보스턴은 파이널에 진출했던 2021~2022시즌 7위(111.4)였던 공격 레이팅을 2022~2023시즌 2위(118.0)로 끌어올렸습니다.
마줄라 감독 2년 차인 이번 시즌은 123.2로 아예 역대 1위입니다.
마줄라 감독 부임 이후 보스턴은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148승 54패(승률 .729)를 기록했습니다.
NBA에서 150경기 이상 팀을 이끈 사령탑 가운데 최고 승률 기록 주인공이 마줄라 감독입니다.
이름 | 시즌 | 팀 | 당시 나이 |
버디 지네트 | 1947~1948 | 볼티모어 | 30세 218일 |
존 쿤들라 | 1948~1949 | 미니애폴리스(현 LA 레이커스) | 32세 284일 |
조지 세네스키 | 1955~1956 | 필라델피아(현 골든스테이트) | 34세 3일 |
빌 러셀 | 1967~1968 | 보스턴 | 34세 79일 |
앨릭스 해넘 | 1957~1958 | 세인트루이스(현 애틀랜타) | 34세 268일 |
조 마줄라 | 2023~2024 | 보스턴 | 35세 352일 |
팻 라일리 | 1981~1982 | LA 레이커스 | 37세 80일 |
알 세르비 | 1954~1955 | 시러큐스(현 필라델피아) | 38세 57일 |
앨 애틀리스 | 1974~1975 | 골든스테이트 | 38세 199일 |
터란 루 | 2015~2016 | 클리블랜드 | 39세 47일 |
마줄라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러셀이 보스턴 플레잉 감독으로 처음 트로피를 들어 올린 1967~1968시즌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NBA 정상을 차지한 사령탑이 됐습니다.
마줄라 감독은 호포드보다 두 살이 어립니다.
팀에 자기보다 어린 선수가 있는 감독이 NBA 정상을 차지한 것도 역시 러셀 이후 마줄라 감독이 처음입니다.
그 시절 보스턴에는 러셀보다 한 살 많은 샘 존스(1933~2021)가 뛰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