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아들 브로니(왼쪽)가 뛰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농구 경기를 관람 중인 르브론 제임스. 로스앤젤레스(LA)=로이터 뉴스1

마지막 시즌에는 아들과 꼭 함께 뛰고 싶다.

아들이 어떤 팀에 있든 나도 그 팀에 가겠다.

아들과 함께 뛸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킹' 르브론 제임스(40)는 2년 전 애슬레틱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임스가 아들과 함께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서 뛰겠다고 굳이 팀까지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가드 르브론 '브로니' 제임스 주니어(20)가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게 됐기 때문입니다.

 

레이커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2024~2025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전체 55순위로 브로니를 지명했습니다.

 

 

브로니는 이로써 USC에서 1학년만 마친 뒤 프로 무대로 향하게 됐습니다.

 

브로니는 지난해 7월 25일 연습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다가 5개월 뒤 코트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1부 리그에서 25경기에 나와 평균 4.8득점, 2.8리바운드, 2.1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아버지 이름이 르브론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명받기 쉽지 않은 성적입니다.

 

브로니는 대신 이번 드래프트 콤바인(신체·운동 능력 검사) 때 패스 센스 등 '농구 IQ'가 좋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런 농구 IQ 역시 아버지에게 물려받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번 지명으로 제임스 가문은 NBA 역사상 처음으로 부자(父子) 선수가 같은 팀에서 뛰는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됐습니다.

 

북미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야구) 가운데 이런 기록이 없는 리그는 NBA뿐입니다.

 

NBA는 이전까지 팀에 상관없이 부자가 같은 시즌에 선수 생활을 한 적도 없었습니다.

 

NBA는 정규시즌 기준으로 팀당 18명까지만 계약할 수 있기 때문에 엔트리 진입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제럴드(61)-데미언(44) 윌킨스 부자가 가장 가까운 시차로 NBA에서 뛴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제럴드는 1999년 2월 16일 NBA 마지막 경기를 뛰었고 아들 데미언이 이로부터 2087일(5년 8개월 18일)이 지난 2004년 11월 3일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아버지-NBA 선수 아들
 아버지  아들
 시즌  이름  시즌  이름  순위
 1978~1979  마이칼 톰슨  2011~2012  클레이 톰슨  11
 1967~1968  지미 워커  1994~1995  제일런 로즈  13
 1974~1975  빌 월튼  2003~2004  루크 월튼  32
 1994~1995  글렌 로빈슨  2014~2015  글렌 로빈슨 3세  40
 1985~1986  패트릭 유잉  2008~2009  패트릭 유잉 주니어  43
 2000~2011  케년 마틴  2020~2021  케년 마틴 주니어  52
 2003~2004  르브론 제임스  2024~2025  브로니 제임스  55
 1976~1977  존 루카스 주니어  2005~2006  존 루카스 3세  미지명
 1978~1979  마이칼 톰슨  2011~2012  마이클 톰슨  미지명

 

아버지 제임스는 2003~2004 신인 드래프트 때 고향 팀 클리블랜드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NBA 선수가 됐습니다.

 

브로니는 아버지가 전체 1순위 출신인 선수 가운데 일곱 번째 지명자입니다.

 

그리고 이 일곱 명 가운데 이름이 가장 늦게 불린 선수가 브로니입니다.

 

이전에는 케년 마틴 주니어(23)가 2020~2021 드래프트 때 전체 52순위로 새크라멘토 유니폼을 입은 게 가장 늦은 기록이었습니다.

 

물론 아예 지명을 받지 못하고 NBA에 데뷔한 존 루카스 3세(42), 마이클 톰슨(36)도 있으니 브로니가 제일 기대를 적게 받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은 건 제임스 부자가 91번째입니다.

 

패트링 유잉 주니어는 3점, 게리 페이턴 2세는 1081점

브로니가 NBA에 데뷔만 하면 제임스 부자는 NBA 역사상 최다 득점 부자로도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현재 1위인 브라이언트 부자 합계 득점(3만8895점)보다 역대 최다 득점 1위 주인공인 제임스(4만474점) 기록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브라이언트 부자 가운데 아버지 (70)는 5252점, 아들 코비(1978~2020)는 3만3643점을 올렸습니다.

 

'언더핸드 자유투'로 유명한 릭 배리(80)는 아들 세 명을 NBA 선수로 키웠는데 셋째인 브렌트(53)와는 5위, 둘째인 (55)과는 1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임스의 둘째 아들 브라이스(17)도 현재 고교 농구 선수입니다.

 

브라이스가 NBA에 데뷔하게 되면 형 브로니와 이 부문 1, 2위를 다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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